보통 한국주식의 저평가, 즉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문제 중 하나로 물적분할을 이유로 든다.
자세히 설명하면 어려우니까 예시를 들어 야매로 간단하게 알아보자.
철수네가 치킨과 피자를 같이 파는 가게를 냈다. 철수네 맛집이라는 가게였다.
근데 장사를 하다 보니 피자가 워낙 잘 팔리게 됐다.
철수는 한 가게에서 치킨과 피자를 같이 파는 것보다 치킨집을 따로 내고, 피자집을 따로 내서 각각의 음식을 파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철수는 '철수네 맛집'가게에서 피자만 따로 파는 가게를 만들기 위해 피자사업부를 따로 두어 '철수네 피자집'을 또 만들기로 했다.
철수는 '철수네 맛집'가게의 지분을 40프로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유리, 맹구, 훈이가 각각 20프로씩 가지고 있다.
철수는 치킨집과 피자집을 따로 나누면서 '철수네 피자집'의 지분도 유리, 맹구, 훈이에게도 공정하게 20프로씩 나눠주었다.
결과적으로 치킨과 피자를 동시에 팔던 철수네 맛집이었지만, 분할 이후 철수네 맛집에선 치킨만 판매하게 되었고 새로 만들어진 철수네 피자집에선 피자만 팔 수 있어서 사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철수네 피자집이 잘 되면 유리, 맹구, 훈이도 주주로서 같이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위의 이야기가 인적분할에 대한 이야기다.
사업의 집중을 위해 사업부를 나누긴 하지만 주주가 본래 가지고 있던 지분만큼 새로 만들어낸 사업부의 지분을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따라서 철수네 맛집에서 치킨을 잘 팔든, 피자가 더 잘 팔리든 주주들은 가지고 있던 지분만큼 그대로 혜택을 다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물적분할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욕을 많이 먹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바로 예를 들어보자.
위 상황과 똑같이 철수는 철수네 맛집을 치킨만 파는 곳과 피자만 파는 곳으로 나누고 싶다.
그런데 위의 경우처럼 유리, 훈이, 맹구에게 피자집의 지분을 주지 않고 따로 상장하기로 했다.
그냥 '철수네 맛집'이라는 회사가 '철수네 피자집'을 아들처럼 품는 것처럼 소유하기로 했다.
주주가 회사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회사를 소유하게 된 것이다.
(이때 철수네 맛집은 모회사가 되고 철수네 피자집은 자회사가 된다.)
유리, 훈이, 맹구가 철수네 피자집에서 얻는 이익을 100프로 누릴 순 없고 간접적으로 누리게 된 것이다.
유리, 훈이, 맹구와 같은 기존 철수네 맛집 주주로서 많이 화가 나는 상황이 됐다.
왜냐하면 유리, 훈이, 맹구는 철수네 맛집에서 피자를 맛보고 피자가 너무 맛있어서 투자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피자집을 따로 만들어 집중하는 것까진 좋은데 피자집에서 버는 이익을 온전하게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됐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위 그림에선 철수네 맛집이 80%를 가져갔지만 100%의 지분으로 물적분할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철수네 피자집에서 피자를 팔아 벌어들이는 수익이 철수네 맛집으로 온전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겉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아들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 다 엄마의 돈이 아니듯이, 처음 철수네 맛집에서 피자를 보고 투자한 투자자들은 실질적으로 피자 없는 철수네 맛집은 더 이상 예전의 철수의 맛집이 아니야!!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기에 기존 철수네 맛집 주가가 많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물적분할로 주주의 속을 터지게 했던 사례를 크게 2가지를 꼽자면 LG화학이 배터리사업만 쪼개서 LG에너지솔루션을 만든 것과 카카오가 각 사업들을 분할하여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를 만든 사례이다.
하루라도 빨리 이런 악행들이 없어지고 주주들의 가치를 제대로 지켜주는 기업들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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